15회차: 인공지능이 만든 결과물,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창작자가 알아야 할 법적 경계
"AI가 그린 그림으로 수익을 내도 괜찮을까?" 현실이 된 질문
지난달 제가 미드저니로 만든 일러스트를 블로그에 올렸을 때, 한 독자가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 이미지 저작권은 누구 거예요? 제 SNS에 써도 될까요?" 순간 답변이 막혔습니다. AI가 만든 이미지니까 내 거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AI 회사 것일까요? 이 질문을 계기로 저는 2주간 AI 저작권 관련 법률, 판례, 전문가 의견을 찾아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답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국가마다, 상황마다, 플랫폼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인 AI 저작권 문제를 법적 근거와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정리하겠습니다.
AI 저작권 논쟁, 왜 이렇게 복잡할까?
AI 저작권 문제가 복잡한 이유는 기존 저작권법이 AI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저작권법은 사람이 창작한 결과물에 대한 권리를 다룹니다. 그런데 AI가 만든 결과물은 누가 창작자일까요? 프롬프트를 입력한 사용자, AI 알고리즘을 개발한 회사, 아니면 AI 학습에 사용된 원본 데이터의 저작권자일까요?
실제로 제가 겪은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클라이언트로부터 광고 이미지 작업을 의뢰받았습니다. 일정이 촉박해서 미드저니로 초안을 만들었고, 클라이언트는 매우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클라이언트 법무팀에서 "AI 생성 이미지는 저작권 분쟁 가능성이 있으니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결국 해당 이미지는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고, 최종 결과물은 직접 그려야 했습니다.
이처럼 AI 저작권 문제는 단순히 법적 논쟁을 넘어서 실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입니다.
국가별로 다른 AI 저작권 기준, 글로벌 트렌드는?
현재 AI 저작권에 대한 법적 기준은 국가마다 크게 다릅니다. 주요 국가의 입장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미국: "인간 창작성이 있어야만 저작권 인정"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은 2023년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AI가 독립적으로 생성한 결과물은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인간의 창작적 개입이 충분히 있다면"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2023년 크리스티나 카슈타노바(Kristina Kashtanova)라는 예술가가 미드저니로 만든 그래픽 노블 "Zarya of the Dawn"의 저작권을 신청했습니다. 미국 저작권청은 텍스트와 전체 구성은 저작권을 인정했지만, 미드저니가 생성한 개별 이미지는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예술가가 정확히 어떤 이미지가 나올지 통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판결의 핵심은 통제력(control)입니다.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창작성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생성된 이미지를 직접 편집하거나 여러 요소를 조합하는 등 추가적인 창작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유럽연합: AI 학습 데이터 저작권 규제 강화
유럽은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2024년 통과된 EU AI Act는 AI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의 투명성을 강조합니다. AI 기업은 어떤 데이터로 모델을 학습시켰는지 공개해야 하고,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실제로 2023년 말 게티이미지(Getty Images)가 스테이빌리티 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게티의 수백만 장의 이미지를 허가 없이 AI 학습에 사용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 아직 명확한 기준 없음, 판례 축적 중
한국은 아직 AI 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습니다. 현행 저작권법은 "사람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만 저작권을 인정하는데, AI가 만든 결과물이 여기에 해당하는지가 불분명합니다.
다만 최근 흥미로운 판례가 나왔습니다. 2024년 초 서울중앙지법은 "AI가 작곡한 음악이라도 사람이 편곡하고 재구성했다면 2차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입장과 유사하게 인간의 창작적 기여도를 중요하게 본 것입니다.
제가 변호사 지인에게 문의했을 때 받은 조언은 이렇습니다. "현재로서는 AI 생성물을 상업적으로 사용할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 특히 대규모 프로젝트나 출판물에는 법적 리스크가 있으니, AI로 초안을 만들되 반드시 사람이 상당 부분 수정하고 편집해야 한다."
플랫폼별 이용 약관, 실제로는 어떻게 적용될까?
국가의 법률과는 별개로, 각 AI 플랫폼의 이용 약관도 중요합니다. 같은 AI 도구라도 유료/무료 버전에 따라 저작권 정책이 다릅니다.
OpenAI (ChatGPT, DALL-E)
OpenAI는 비교적 명확한 입장입니다. 유료 구독자가 생성한 결과물은 사용자에게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OpenAI와 사용자 사이의 계약일 뿐, 법적 저작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3자가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하면 사용자가 직접 대응해야 합니다.
무료 버전의 경우 생성된 대화 내용을 AI 학습에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민감한 정보나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유료 버전에서만 다루는 것이 안전합니다.
Midjourney
미드저니는 2023년 약관을 개정했습니다. 유료 구독자는 상업적 사용이 가능하지만, 무료 체험 사용자는 비상업적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연 매출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 기업은 Pro나 Mega 플랜을 구독해야 합니다.
제가 실제로 확인한 흥미로운 점은, 미드저니는 생성된 모든 이미지를 공개 갤러리에 표시한다는 것입니다. 즉, 다른 사용자도 내가 만든 이미지를 볼 수 있고 프롬프트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독점적 권리를 원한다면 Stealth Mode(월 60달러 추가)를 구독해야 합니다.
Adobe Firefly
어도비는 상업적 안전성을 강조합니다. Firefly는 어도비 스톡의 라이선스된 이미지와 퍼블릭 도메인 콘텐츠만으로 학습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작권 분쟁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Creative Cloud 유료 구독자는 생성된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안전하게 AI 결과물을 사용하는 실전 가이드
그렇다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AI를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실천하고 있는 5가지 원칙을 공유합니다.
첫째,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세요. 무료 버전은 대부분 상업적 사용에 제한이 있습니다. 월 2~3만 원의 구독료로 법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둘째, AI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하지 마세요. 생성된 이미지나 텍스트를 반드시 편집하고 수정하세요. 색상을 조정하고, 요소를 추가하고, 문장을 재구성하세요. 이런 과정이 "인간의 창작적 기여"로 인정받을 가능성을 높입니다.
셋째, 출처를 명시하세요.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AI를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같은 문구를 넣으면 투명성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제 블로그에는 모든 AI 생성 이미지에 "Created with AI"라는 워터마크를 넣습니다.
넷째, 중요한 프로젝트는 법률 자문을 받으세요. 출판, 대규모 광고 캠페인, 브랜드 로고 같은 중요한 작업에 AI를 사용할 계획이라면 전문가 의견을 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가 아는 한 출판사는 AI로 만든 표지 디자인을 사용하기 전에 변호사 검토를 받습니다.
다섯째, 최신 동향을 계속 확인하세요. AI 저작권 관련 법률과 정책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6개월 전 정보가 지금은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매달 미국 저작권청 웹사이트와 국내 법률 뉴스를 확인합니다.
창작의 경계는 계속 진화한다
AI 저작권 문제는 단순히 법적 논쟁이 아니라 창작의 본질에 대한 질문입니다. 과거에도 사진, 녹음, 컴퓨터 그래픽이 등장할 때마다 비슷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기계가 만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는가?" 결국 사회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법과 제도를 정비해왔습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는 이렇습니다. AI는 붓이나 카메라처럼 하나의 도구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 아이디어, 창의성입니다. 챗GPT가 문장을 생성하더라도 어떤 질문을 할지, 결과를 어떻게 편집할지는 사람이 결정합니다. 미드저니가 이미지를 만들더라도 어떤 콘셉트를 요청할지, 여러 이미지를 어떻게 조합할지는 사람의 몫입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법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앞으로 3~5년간 관련 판례가 쌓이고, 국제적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기준이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까지 창작자들은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해야 합니다.
AI를 사용한다고 해서 창작자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여 가치를 만들어내느냐입니다. 법적 기준을 준수하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 그것이 AI 시대 창작자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리즈 정주행] 슬기로운 AI 생활 가이드
- 1회차: AI란 무엇인가? 기초 개념 정리
- 2회차: 챗GPT 효율적인 프롬프트 작성법
- 3회차: AI 이미지 생성 및 저작권 가이드
- 4회차: 업무 효율을 높이는 생산성 AI 도구
- 5회차: AI의 발전과 윤리적 문제들 (이전 글)
- 6회차: Chat GPT 유료 결제, 과연 값어치를 할까?
- 7회차: 구글 'SearchGPT'와 'Perplexity'로 똑똑하게 검색하는 법
- 8회차: [멀티미디어] 영상 제작 AI 도구 소개 (Sora, Runway 등 최신 동향)
- 9회차: AI를 활용한 외국어 공부 및 독학 가이드
- 10회차: [미래 전망] 2026년 인공지능 트렌드 예측과 우리의 준비
- 11회차: [실전] 챗GPT 답변 퀄리티 높이는 '프롬프트' 작성법
- 12회차: [도구] 2026년 꼭 써봐야 할 무료 AI 이미지 생성 사이트 TOP 3
- 13회차: AI가 대체할 직업 vs AI로 인해 생겨날 직업
- 14회차: [교육] 아이와 함께 배우는 AI 학습 사이트 및 교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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