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차: AI가 대체할 직업 vs AI로 인해 생겨날 직업

변화하는 노동 시장에서 살아남기


변화하는 노동 시장,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지난주 대학 동창 모임에서 친구들과 나눈 대화가 계속 머릿속을 맴돕니다. 한 친구는 회계사로 일하는데, 최근 회사에서 AI 회계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서 팀원 절반이 권고사직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번역 프리랜서인데, 예전 같으면 하루 걸리던 작업을 이제는 DeepL과 ChatGPT로 2시간 만에 끝낸다며 일거리가 급격히 줄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세계경제포럼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 내에 전 세계 일자리의 약 23퍼센트가 AI와 자동화로 인해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공포가 아니라, 어떤 일자리가 사라지고 어떤 일자리가 새로 생겨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저는 최근 3개월간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인터뷰하면서 이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AI 시대에 위험에 처한 직업과 반대로 새롭게 떠오르는 직업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우리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A professional infographic illustrating the shift in the labor market due to AI, comparing high-risk jobs and new career opportunities in 2026.


1. AI 자동화 위험이 높은 직군과 그 이유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AI로 인해 가장 큰 위협을 받는 직업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반복적이고, 패턴이 명확하며, 데이터 기반으로 처리 가능한 업무들입니다. 구체적인 직군별로 살펴보겠습니다.

데이터 입력 및 단순 사무직

제 지인이 일하는 보험 회사에서는 작년부터 OCR 기술과 AI를 결합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과거에는 직원 10명이 하루 종일 청구서를 입력했지만, 이제는 AI가 스캔한 서류를 자동으로 인식해서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합니다. 정확도도 사람보다 높고 속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릅니다. 결국 데이터 입력팀은 3명으로 축소되었고, 나머지는 고객 상담이나 예외 처리 업무로 재배치되었습니다.

콜센터 상담원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1차 상담은 AI 챗봇으로 처리하고, 복잡한 문제만 사람이 응대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했습니다. 저도 최근 은행에 문의할 일이 있어서 전화했는데, 처음 10분은 AI 음성과 대화했고, 해결이 안 되자 그때서야 실제 상담원과 연결되었습니다.

번역 및 통역 업무

번역 시장의 변화는 정말 극적입니다. 제가 아는 한 번역가는 10년 경력의 전문가인데, 최근 의뢰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합니다. 특히 기술 매뉴얼이나 일반 문서 번역은 거의 사라졌고, 이제는 문학 작품이나 법률 문서처럼 높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만 남았다고 합니다.

DeepL이나 GPT-4 같은 도구들이 기본적인 번역 품질을 크게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통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시간 음성 번역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순한 비즈니스 미팅이나 관광 통역은 AI로 충분히 가능해졌습니다.

회계 및 세무 보조 업무

회계 분야도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한 회계사는 "장부 기록이나 비용 처리 같은 단순 업무는 이제 AI가 더 정확하게 한다"며 "우리는 세법 해석이나 절세 전략 같은 고도의 자문 업무에 집중해야 살아남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삼쩜삼 같은 서비스는 개인의 세금 환급을 AI로 자동 계산해주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과거에는 세무사에게 수십만 원을 내고 맡기던 일을 이제는 몇만 원에 앱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제조업 및 물류 현장직

제조업 공장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로봇 팔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조립 작업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이 하나하나 조립하던 작업을 이제는 로봇이 24시간 쉬지 않고 처리합니다. 품질도 일정하고 실수도 거의 없습니다.

아마존 물류센터에서는 AI가 최적의 동선을 계산하고, 로봇이 물건을 옮기고, 자동 포장 시스템이 박스를 만듭니다. 사람은 주로 예외 상황 처리나 기계 관리 업무만 담당합니다. 앞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면 배송 기사 직업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2. AI 시대에 새롭게 떠오르는 유망 직군

하지만 모든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AI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직업들이 빠르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제가 조사한 유망 직군들을 소개합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Prompt Engineer)

이것은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신종 직업입니다. AI에게 정확한 지시를 내려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전문가를 말합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제가 아는 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대기업에서 연봉 1억 원 이상을 받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의 업무는 ChatGPT나 Midjourney 같은 AI 도구를 활용해서 마케팅 자료, 제품 설명, 고객 응대 시나리오 등을 생성하는 것입니다. 그는 "AI를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품질이 천차만별"이라며 "이 능력만 있으면 어떤 산업에서든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채용 공고가 급증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시간당 100달러 이상을 지급하기도 합니다.

AI 윤리 전문가 및 편향성 감사관

AI가 발전하면서 윤리적 문제도 함께 대두되고 있습니다. AI가 차별적 결정을 내리거나 개인정보를 오남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적으로 AI를 감시하고 평가하는 직업이 생겨났습니다.

한 AI 스타트업의 윤리 전문가는 "우리는 AI 모델이 학습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편향된 결과가 나오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테스트한다"며 "법률, 심리학, 컴퓨터 과학을 모두 이해해야 하는 고도의 융합 직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럽연합이 AI 규제법을 통과시키면서 이런 직업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들은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반드시 이런 전문가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AI 트레이너 및 데이터 라벨링 전문가

AI는 스스로 학습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정확하게 가르쳐줘야 합니다. 이미지를 보고 "이것은 고양이"라고 알려주거나, 문장을 보고 "이것은 긍정적인 의미"라고 표시하는 작업을 데이터 라벨링이라고 합니다.

제가 만난 한 데이터 라벨링 전문가는 의료 AI 기업에서 일합니다. 그녀의 업무는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방사선 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합니다. 단순한 클릭 작업이 아니라 전문 지식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직업입니다.

특히 의료, 법률, 금융 같은 전문 분야의 AI를 훈련시키려면 해당 분야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직업의 가치는 계속 높아질 것입니다.

AI 시스템 유지보수 전문가

AI가 아무리 똑똑해도 고장 나거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문제를 진단하고 수리하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마치 과거에 기계가 등장했을 때 기계 수리공이 필요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한 AI 유지보수 엔지니어는 "AI 모델이 갑자기 이상한 답변을 내놓거나 성능이 떨어질 때, 원인을 찾아서 재학습시키거나 파라미터를 조정하는 것이 내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컴퓨터 과학 학위와 함께 최소 5년 이상의 현장 경험이 필요한 전문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간-AI 협업 컨설턴트

기업들이 AI를 도입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기업의 업무를 분석하고, 어떤 부분에 AI를 적용하면 효율적일지 조언하는 컨설턴트가 필요합니다.

제가 인터뷰한 한 컨설턴트는 최근 3개월간 5개 기업에 AI 도입 전략을 컨설팅했다고 합니다. 그의 보수는 프로젝트당 최소 3천만 원에서 시작한다고 하니, 수익성도 매우 높은 직업입니다. 그는 "AI 기술 자체보다는 비즈니스 이해도가 더 중요하다"며 "현장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이 분야에 진입하면 유리하다"고 조언했습니다.


 3. 실제 노동 시장 변화 사례와 전망

이론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실제 기업들의 사례를 조사했습니다. 한국의 한 대형 로펌은 작년에 AI 법률 검색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과거에는 신입 변호사들이 며칠씩 판례를 찾았지만, 이제는 AI가 몇 분 만에 관련 판례를 정리해줍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로펌이 직원을 해고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신 업무 구조를 재편했습니다. 단순 검색 업무는 줄고, 그 시간에 고객 상담이나 전략 수립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비스 품질이 높아졌고, 매출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례는 디자인 에이전시입니다. Midjourney 같은 AI 이미지 생성 도구가 등장하면서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위협을 느꼈지만, 실제로는 다르게 전개되었습니다. AI가 초안을 빠르게 만들어주면, 디자이너는 그것을 기반으로 수정하고 다듬는 작업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에 5개 프로젝트를 하던 팀이 이제는 15개 프로젝트를 소화합니다.

맥킨지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AI로 인해 사라질 일자리 수와 새로 생길 일자리 수는 비슷할 것이라고 합니다. 다만 문제는 사라지는 일자리와 생기는 일자리의 종류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단순 노동직은 줄고, 고도의 전문성이나 창의성이 필요한 직업은 늘어납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자세, 평생 학습의 시대

이 모든 조사를 마치고 내린 결론은 간단합니다. AI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배우고 적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번 배운 기술로 평생 먹고사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제가 실천하고 있는 구체적인 준비 방법을 공유하겠습니다. 첫째, 저는 매일 30분씩 새로운 AI 도구를 탐색합니다. ChatGPT, Midjourney, Notion AI 등을 직접 써보면서 장단점을 파악합니다. 둘째,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 한 달에 하나씩 새로운 스킬을 배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데이터 분석과 파이썬 기초를 수강했습니다.

셋째, 제 업무에서 AI로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의록 정리는 이제 AI에게 맡기고, 저는 회의 내용 분석과 후속 액션 계획 수립에 집중합니다. 이렇게 하니 같은 시간에 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넷째,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려고 노력합니다. 공감 능력, 창의적 사고, 복잡한 문제 해결, 협상 능력 같은 것들은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습니다. 저는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이런 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입니다. AI를 적으로 보지 말고 협력자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AI 때문에 내 일자리가 없어진다"가 아니라 "AI를 활용해서 내 능력을 몇 배로 키울 수 있다"는 마인드셋이 필요합니다.

제가 만난 많은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AI를 사용하는 사람이 AI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대체할 것이다." 기술 자체가 우리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진짜 위험입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작은 것부터 시작하세요. AI 도구 하나를 배우고, 온라인 강의 하나를 수강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가지세요. 그것이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시리즈 정주행] 슬기로운 AI 생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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